Lost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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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PG 협동 레이드, 로스트왁

17 min read
Games온라인멀티MORPG팬게임Lostwak

개요

당시 제 지식과 능력을 총동원 했다고 생각하는 Lostwak을 소개합니다.

앞서 이야기하자면 팬 게임으로 제작된 게임입니다.

팬으로서 제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으면서 팬 게임 제공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전부터 재능을 살려보고자 팬 게임 제공을 마음 먹어왔습니다. 다만 사실 마음처럼 쉽지는 않은 일이더라군요.

팬 카페에서 개발 후기글을 남겼던 적이 있지만 팬 카페에 올릴만한 내용과 블로그에 올릴만한 내용의 적당선이 달라서요. 일부 곂치는 후기가 있기는 하나 못했던 얘기도 담아보려 합니다.

참고

개발 시작

처음 팬게임 조공을 해보자고 생각한 것은 2021년도 연말공모전(이하 연공전) 전이었어요.

'히히 나도 팬게임 조공이나 해볼까??'

... ​

생각만 한채 결국 당시 연공전은 끝나버렸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데에는 웃프게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내년에는 팬게임 만든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처럼 어떻게든 실천하고자 정말 주변인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에요.

연공전 6개월 전이 되어서야 비로소 '올해가 아니면 생각만 하는 사람이 되버릴지 몰라' 싶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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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눈물의 첫 커밋)

그렇게 시작하게된 팬게임에 대한 제 기준은 처음부터 명백했어요.

'기존 팬게임에는 없었던 류의 게임 플레이' 였습니다. ​

한 해의 일을 되새김 해보는 일로 퀘스트나 NPC를 활용한 RPG 를 선택했고

시참을 활용한 협동 온라인으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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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굴소스는 모두 이유가 있어..

방향

처음 모티브로 삼았던 게임은 2D의 2인 협동 플레이 였습니다.

때문에 레이드 기믹은 쉽고 RPG 육성에 핵심을 두는 기획을 하고 싶었고 팀원분들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개월간 개발하다가 8월, 게임의 방향성을 확 바꾸게 되었어요.

" 성장 RPG 에 중심을 둔다면 방송이 재미있을까? "

모든 RPG 게임이 그렇지만, 장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노가다를 요구합니다.

방송에서, 여러 게임들을 조공받아 있는 상태에서 노가다를 요구하는것은 연공전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이때부터 레이드에 핵심을 두고 몬스터가 등장하는 멀티 필드를 싱글 던전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추가로, 온라인 게임은 싱글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 정말 엄청난 시간과 문제를 요구합니다.

강화 시스템이 들어간다면 각 아이템 별로 강화 단계, 스탯 등의 여러 데이터들을 모두 서버에서 저장을 해야하는 문제들이 생깁니다. 그에 맞게 캐릭터의 데미지나 성장치 들도 변경되어야 하구요.

방송에서 얼마나 파밍을 할 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음 레이드들의 보스들을 강하게 만들어야 하는 밸런스 문제도 정말 큰 고민이었습니다.

결국 결정한 것이 강화시스템이 아닌 모든 장비가 +/- 수치를 가지고 있어 모든 장비가 비슷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차라리 방송 밈에 관련된 여러 장비를 생산하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스탯 방향으로 장착하거나 커스터마이징에 의미를 두게 하고 성장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게 하는 것이 맞았어요.

때문에 방송에서 장비로 인해 성장하는 맛이 없다고 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이에요.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어도, 제한된 인력과 한정적인 자원과 기간은 너무 부족했습니다. ​ 겸사 겸사 당시 2D 였던 게임을 지금의 3D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이땐 정말 게임 전체를 갈아 엎고 거의 새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정말 고통의 결정이었습니다만 돌이켜보면 게임 내 컨텐츠들과 레이드 기믹의 다양성을 위해서 꼭 필요했던 작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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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후

로스트왁 말고도 제출된 게임이 많았기 때문에 언제 플레이 될지도 몰라 하루 하루를 긴장했던 날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로스트왁 게임을 딱 눌렀을때 정말 긴장되면서 흥분했었는데 정말 색다른 경헙이었네요.

사실 생방때의 분위기도 대체로 모두 좋아서 정말 후련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씁쓸한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게임 제작은 특히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일이면서도 약 반년을 모두 쏟아 부었기 때문일까요? 그만큼 제 속으로 기대감이 커져 마무리가 제 성에 안찼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온라인 RPG라는 게임 장르를 개발하면서 매번 생각했던 것이 이 정성과 노력이었다면 싱글 게임을 여러개 낼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리턴값이 위험한 장르인 것 같아요. 이 장르에 도전하는 모든 게임사와 개발자들이 존경 스러워졌었습니다..)

공개 배포

사실 방송 때보다 더 즐거운 추억을 남겨준건 공개 배포를 해서 시청자들도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했던 날들 이었던 것 같아요.

접속해준 모든 유저들을 새벽까지 모니터링 했던 일 들 부터 방송에서는 없었던 신규 레이드 하드 모드를 빠르게 개발해서 배포했던 일도, 방송을 안보고 모두 처음부터 헤딩하는 파티들 까지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기억나는 몇 개의 에피소드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EP1. 매일 같이 접속해주는 유저

서버를 저는 총 4일 동안 열어 두었어요. 목~일요일 까지만 운영했었는데 이때 목, 금이 넘어가는 날인 새벽 4시에는 서버를 닫고 다음날 오후 2시에 다시 서버를 열었습니다.

사실 이 시간은 제가 수면에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서버 모니터링 창을 한쪽에 두고 할일을 하면서 시간이 되면 서버를 끄고 잠에 드는 패턴이었어요.

근데 매일 같이 접속해주는 유저가 있었을때는 저는 많이 신기했습니다. 게임의 컨텐츠를 하루만에 모두 소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버가 열리면 귀신 같이 재접속해서 같이 레이드 할 사람을 구하시더라고요. 기록을 깨려고 파티를 모으거나 새로 들어온 유저들에게 설명을 해주기도 하더라고요. 너무 친절하시고 반복되는 닉네임을 매일같이 보다보니 닉네임을 외워버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팬게임으로서 한 사람 만을 위해 개발된 게임이기는 하나 이렇게 다른 분이 흥미를 느껴주실줄은 몰랐어요. 공개 배포는 꽤나 큰 마음먹고 한 일이었는데 안했다면 평생 후회했을 일이었을 겁니다.

EP2. 공개 당시 서버 폭발

서버를 처음 오픈한 목요일, 서버 오픈을 7시 30분으로 예정하고 배포 글을 10분 전에 올려두었습니다.

얼마나 들어오시려나 기대가 되면서도 설마 한명도 접속 안해주는건 아니려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론 기대감이 더욱 커서 배포글을 올리자마자 서버가 오픈되어있으면 트래픽이 한번에 몰릴까 걱정이 되서 예고글로 올려 두었습니다. 하하

정말 웃긴일은 서버 오픈을 하자마자 1분도 유지못한채 접속이 마비가 되었습니다.

급하게 저는 오픈을 하자마자 임시점검 글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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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문제를 찾느라 정말 땀흘리면서 버그를 찾고요.. 저녁밥도 못먹고 코드를 뒤지다가 결국 해결을 마치고 90분이 지나고 나서 해결을 마치고 정상 운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문제였던점을 여기서 밝히자면 유저 로그인을 담당하던 웹 서버에서 API 처리를 싱글로만 진행했던 점, MongoDB 를 개인컴에서 접근 허락하다보니 트래픽 역시 제한이 있었던 점들이 곂쳐서 터졌었습니다. 개발하고 테스트할때는 한번에 많은 트래픽 시도를 못해봤더니 이런 문제가 일어났었네요.

EP3. 신규 레이드

방송에서 나왔던 컨텐츠들을 접속해준 유저들이 똑같이 겪게 하려니 조금 아쉽더군요. 급하게 날을 새면서 작업을 시작했고 토요일 저녁 8시에 마무리해서 새로운 기믹과 더 어려운 하드 레이드를 추가했습니다.

서버 운영은 일요일 24시 까지였기 때문에 정작 새 모드를 플레이 할 수 있는 기간은 하루 정도 밖에 없던 점은 아쉽습니다.

아무튼 당당하게 내놓았던 새 모드는 새벽 내내, 동이 트기 전까지 트라이하는 팀이 두 파티가 있었습니다.

정말 웃긴일은 급하게 만들기도 하면서 하드 모드라면서 기믹을 너무 어렵게 만든 것 같아요.

몇 번 트라이 해보면 알아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몇 시간동안 비슷한 고생을 하게된 한 팀이 너무 딱하더군요.. (모니터링중이었기때문에)

결국 저는 그 팀을 따로 소환해 해당 패턴의 기믹의 힌트를 주었습니다.

몇 번의 트라이 이후에야 겨우 파훼하고 다음 기믹으로 넘겨 갔을때 저는 기믹을 조금 더 쉽고 눈에 띄게 코드를 고치고 있었고요.

그런데 더 웃긴일은 첫번째 보스부터 아예 방송을 안보고 기믹을 헤딩하는 다른 한 파티가 있었는데요.

그 파티가 제가 힌트를 드렸던 파티보다 더 일찍 이전의 보스들을 모두 클리어하면서 신규 하드 모드 마저 깨어버린것입니다.

너무 황당하면서 놀라서 저와 또 힌트를 받았던 팀들이 모두 마을에 모여서 그 팀원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클리어한거냐며 질문도하고 대화도 했었네요.

게임 센스는 역시 재능의 영역인가 싶기도 하면서 웃긴 에피소드 중 하나였습니다.

EP4. 섭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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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종때 마을에 접속해 있던 유절들끼 자동으로 마을에 모여서 섭종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정말 게임을 떠나보내게 되는것 같아 마음이 참 찹찹했습니다.

즐겨준 유저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24시 정각이 딱 되면 저는 정말 서버를 팍 꺼버릴 예정이었는데 쉽사리 누르지 못해 5분 정도 뒤에서야 둘렀던 것 같아요.

겸해서 비하인드를 하나 더 꺼내자면 레이드 도중이었던 한 파티가 "개발자님 제발 저희 이것만 깨게 기다려주세요" 했던게 기억이 나요.

마을이 아니어도 모니터링 창에는 모든 채팅 내용을 볼 수 있어서 저도 그 채팅을 실시간으로 보기는 했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마을에서 섭종을 기다리고 있어 연장은 못시켜 드렸습니다ㅠㅠ

마치며

게임을 만들면서 이렇게나 많은 경험을 해본 것은 처음이네요.

많은 경험, 재밌는 추억들이 그만큼 힘들었던 일들에 대한 보상과 회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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